[문화]사드 ‘공권력 不作爲’ 문책할 수준 - 김상겸
2017-07-17

사드 ‘공권력 不作爲’ 문책할 수준






지난 1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서는 고장 난 군용 트럭을 견인할 차량과 급식 차량 등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의 저항에 부닥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군이 경찰에 차량 통행 지원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군이 작전을 취소하자마자 동원한 경찰력을 1시간 만에 철수시켰다. 사드 기지 근처에는 근 1년째 사드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고, 최근에는 보수 단체들에 의한 사드를 지지하는 집회도 열리면서 충돌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드 기지 근처에는 찬반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고, 심지어 사드 반대 측에서는 사드 기지로 가는 도로에 간이 검문소를 설치, 차량을 검문하고 사드 기지 운용에 필요한 물품을 운송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사드 기지 주변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은 사드에 관한 찬반 논란 때문이다. 반대 측에서는 사드 배치가 주변국을 자극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오히려 평화를 해치기 때문에 필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목적이라지만, 사드 배치로 인해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에 우리나라가 끼여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사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이자 방어 체계인 만큼 배치는 필수라고 한다. 이렇게 사드 찬반 논란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민주국가는 특정 사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개진 및 주장을 최대한 보장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토론 및 대화를 통해 발전하고 성숙해진다. 그런데 오늘날 법치국가에서 민주주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장되고 실현된다.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보와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 제한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사드 문제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다. 물론 국가안보를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의 표명이나 주장은 헌법질서의 범위 내에서만 해야 한다. 폭력적인 권리 행사는 헌법이 보장하지 않으며, 합법적 권한 없이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행위는 법치 질서를 훼손하는 범법행위다.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언행은 헌법질서 내에서만 보장될 뿐이기 때문에 불법 행위는 당연히 제한된다. 불법행위가 발생한다면 법질서를 보호하고 유지시켜야 할 공권력은 법에 따라 제재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를 묵과하거나 주민과 충돌을 피한다는 미명 아래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공권력에 대해 법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가의 공권력은 법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다하지 않는 부작위(不作爲)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다.

그동안 사드 배치와 관련, 일부 주민이나 시민 단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공권력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공권력은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무기력한 공권력은 법치질서를 무너뜨리고 불법 국가를 자초하게 된다. 공권력의 무기력한 대응에는 정치권 책임도 있다. 새 정부 출범 2개월이 넘었다. 사드 배치와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킬 때다. 대통령은 사드 배치든 철회든 결단을 내리고, 이 문제로 인한 사회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좌고우면 말고 법에 따라 공권력을 통해 법치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김상겸 (동국대 헌법학 교수 / 바른사회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17. 7. 14 [오피니언]포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707140107391100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