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국민의당 '5·18폄훼방지법'은 국민폄훼법이다 - 이옥남
2016-06-07

국민의당 '5·18폄훼방지법'은 국민폄훼법이다



법적 모순 덩어리…경제·민생 입법 뒷전 국민 갈등 조장 앞장


20대 국회가 개원하자 국민의당 소속 의원 전원이 야심차게 발의한 이른바 '5·18폄훼방지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5·18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일부조항을 신설한 개정법률안의 주요 골자는 첫째, 정부는 매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를 5·18민주유공자와 그 가족 및 유족 등과 협의하여 개최할 것(제5조 제2항), 둘째, 정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민주화운동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5·18기념식에서 제창하도록 할 것(제5조 3항), 셋째, 누구든지 신문, 방송이나 각종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5·18민주화운동을 비방·왜곡하거나 사실을 날조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것(제8조 제1항 및 제2항) 등이다.

사실 이 법은 20대 국회에서 새로이 발의된 것은 아니다. 이미 제19대 국회인 2013년 6월 3일, 최민희 의원이 배기운, 진성준, 신경민, 김태년, 유성엽 의원 등 18인의 공동발의자와 함께 '5·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으로 발의했던 것이다.

당시 이 개정안을 통해 신설하려 했던 조항은 제70조 제4항으로 '사실을 왜곡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거나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이 법의 적용대상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법은 정무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도 한번 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되었다.

당시 이 법률개정안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은 현행법상 형법과의 상충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문제점을 조목 조목 지적했다. 우선 명예훼손죄를 현행법에 규정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검토의견에 의하면 개정안에서와 같이 명예훼손금지에 대한 의무규정이 명시되지 않아 일반적으로 행정형벌이 법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률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하는 것과 달리 의무 규정없이 처벌만을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명예훼손죄에 대한 처벌 규정은 형법에 규정되어 있어 현행법에 직접 규정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고, 유사한 처벌 규정을 각 개별 법률에 규정하는 것은 법률 조항간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로 보호법익이 개인이지 집단 전체인지 여부다. 법 적용자 개인의 명예인지, 법 적용대상 집단 전체의 명예인지 불분명하게 규정되어 구성요건 해당성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법 적용대상 전체의 명예로 해석되는 경우 대상자가 불특정 되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사실을 왜곡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라고 하여 진실한 사실 적시의 경우에도 처벌대상인지 혹은 사실 적시 요건 자체가 불필요한 것인지 불명확하게 규정되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형법에 따르면 사실 적시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무조건 처벌하도록 되어 있어 형법의 규정과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법의 명예훼손에 따른 반의사불벌죄의 적용여부다. 검토의견에 의하면 현행 형법은 개인의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여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를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명예훼손을 당한 자가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처벌하도록 하여 고소인 주체가 불분명하고 명예훼손 피해자기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한 형법상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할 수 없도록 하여 피해자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처벌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자체의 검토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 법은 이미 내용을 떠나 법의 형식요건에서도 논란의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적 검토를 충분히 하고도 법을 발의했다면 보수 언론사 및 인터넷 매체, 보수 인사, 심지어 일반 국민들에게 조차도 5·18에 대해 그 어떤 부정적인 발언을 삼가라는 법적 경고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5·18은 성역이 아니다. 그리고 5·18정신을 기리고 선양하는 것은 국민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지 법으로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 20대 국회가 우선적으로 발의해야 할 법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를 살릴 민생법안이지 국민의 갈등을 조장할 여지가 있는 법이 아니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
출처 - 미디어펜 2016. 06. 04 [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view/155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