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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신뢰 더 허물 교육 사령탑 인사[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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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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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명됐다. 그는 2021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입시 비리 사건 수사를 ‘검찰의 칼춤’으로 비난하며 조 전 장관을 옹호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조 전 장관의 입시 비리를 유죄로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되자 ‘학생을 지키지 못했다’며 한탄한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을 지난 13일 장관급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했다.

또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조 전 장관을 복권시켰다. 대법원이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확정한 지 불과 8개월 만의 일이다. 특별사면은 국가적으로 더 큰 정의와 통합을 위해 결단이 필요하지만, 법치만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국가원수로서의 대통령이 사용하도록 마련된 통치 수단이다. 따라서 사면은 정치적 거래의 수단이 돼선 안 된다. 그런데 현 정부의 첫 사면은 입시 비리 등 ‘공정’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의 당사자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무엇보다 섬뜩한 것은 그다음 장면이다. 조국 사태를 일관되게 ‘정치 검찰의 표적’으로 규정하고, “학생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감성적 언어로 사건의 성격을 바꾸려 했던 인사들이 교육정책 결정의 수뇌부로 올라서게 됐다는 점이다. 사면으로 ‘예외적 특혜’를 만들더니, 곧바로 인사권을 통해 그 예외를 ‘표준’처럼 박제하는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교육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공명정대한 학칙·절차·기준·결과 위에 서 있어야 바로 설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국가교육위원장 임명과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교육에 있어서의 평등·공정·정의의 원칙 따위는 정치적 해석에 따라 편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심어준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시한부 권력일 뿐인데도 오히려 주인 행세를 톡톡히 한 격이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 수장이 될 사람의 언어가 ‘정치적 해석’과 ‘연민의 서사’라면, 학교가 받아 적을 문장은 명확하다. ‘규정보다 진영의 감정이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묵묵히 원칙을 지켜 온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돌아가야 할 신뢰는 그 자리에서 증발하고 말았다. 빈자리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사교육에 대한 맹신만 남는다.

조 전 장관 사면과 그를 두둔한 이들을 교육계의 최종 컨트롤타워로 올린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다. 청년 세대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영역이 입시의 공정성이다. 바로 그 지점을 대통령이 직접 허물어 버렸다.

정치가 최소한의 도덕과 염치마저 대체하는 순간, 공교육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은 무너진다. 이는 특정 인물의 명예 회복 문제가 아니라, ‘공정’이라는 공동체의 약속을 파기하는 일이다. 교육은 모두가 규칙을 지키는 공간이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사법부의 확정 판결과 학칙 적용을 감성으로 덮어 온 이들이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의 얼굴이 돼선 안 된다.

사면으로 공정의 토대를 허물고, 영전으로 그 선택을 정당화하는 길의 끝에는 공교육 신뢰 붕괴만 있을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위한 예외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기준이다.

김기수 변호사, 국민희망교육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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