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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혁신적 도전’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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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새 정부는 ‘진짜 대한민국’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 가짜였다’는 뜻인가. 이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자신의 기반인 과거를 깎아내리는 우(愚)를 범하는 일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성장 메커니즘을 연구한 조엘 모키어 등 미국·프랑스 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기술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지속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논지를 일관되게 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새 정부의 ‘진짜’를 원용하면 이들의 성장 담론이 ‘진짜 성장’이고,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과 새 정부의 ‘민생회복을 위한 현금살포’에 의존한 성장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가짜 성장’이 된다.



‘창조적 파괴’는 조지프 A 슘페터의 1942년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그는 ‘자본주의 발전’을 단순한 균형 유지가 아니라, ‘지속적 혁신을 통해 기존 구조가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창출되는 과정’으로 규정했다.


그는 균형 분석에 갇힌 신고전파의 ‘정태(靜態) 경제학’을 비판했다. 현실의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불균형과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혁신은 기업가에 의해 추동되는 바, 신소재·신기술의 결합으로 ‘혁신’이 발현되며 혁신은 기존 질서를 흔들고 경제 구조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서 낡은 것이 퇴출되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창조와 파괴의 순환을 ‘자본주의의 본질적 사실’로 인식했다. 자본주의는 안정된 균형이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불균형의 연속 과정이며, 기업은 그 같은 환경에서 생존·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슘페터의 틀에서 보면 창조적 파괴의 주역은 기업가다. 슘페터는 정부의 역할을 혁신의 주체 아닌 ‘환경의 조성자’(enabler)로 봤다. 혁신이 잘 이뤄지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며, 경쟁을 촉진하고 성과 보상 체계를 정비하는 것을 그 역할로 본 것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 성과’로 설명되지만, 슘페터의 틀에서 보면 기업가 정신이 발현된 대표적인 사례다. 1980년대 초반 삼성전자가 기술·자본·인력 모두 열세인 상태에서 일본·미국 기업이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무모해 보였다. 그런데도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반도체를 ‘산업의 쌀’로 불렀다.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쌀이 아닌 공장에서 찍어내는 쌀에 대한 집념이 성공의 정신자산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 혁신’과 ‘자기 파괴’를 단행했다.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고대역폭메모리(HBM) 인공지능(AI) 반도체로의 확장은 기존의 성공 모델을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이다. 슘페터가 강조한 ‘혁신 없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교훈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2조1000억 원을, 매출도 역대 분기 최대치인 86조 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성공은 단순한 국가 산업정책의 산물이 아닌 ‘위험 감수와 혁신적 도전, 사업 구조의 창조적 재편’이 낳은 결과이다.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이다. 포퓰리즘 후진 정치가 더는 경제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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