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가치 지향’ 빠진 국민의힘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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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가치 지향’ 빠진 국민의힘 비례대표
오는 4월에 총선을 치른다. 총선은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정치 행사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는, 정치·경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일신(一新)시키는 전(全)국민적 의사결정인 것이다. 선거라는 ‘집단지성’을 통해 대한민국이 기반을 둬야 할 그리고 지향해야 할 이념과 가치를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정치적 ‘비전(vision)과 성찰’이 자리잡을 공간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대신 정치공학적 사고와 전략이 상수(常數)가 되었다. 그 결과 당선 지상주의가 팽배했고 정치 신뢰와 철학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윤석열 정부 탄생시킨 실버세대 선거혁명
2022년 3월 9일 치러진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는 1639만4815표를 얻어 유권자 48.56%의 지지로 당선됐다. 이재명 후보는 1614만7738표를 얻어 47.83%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득표차는 24만7077표로 0.73% 차이였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였다.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는 실버세대의 전폭적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논공행상을 따진다면 ‘실버세대의 선거혁명’이 윤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실버세대는 윤정권에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았다. 정치 세력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권력에의 의지’도 없었다. 오만한 국민의힘에 비친 실버세대는 그저 일군(一群)의 노인들로, 그냥 오갈 데 없는 ‘집토끼’일 뿐이다.
‘조국사태’는 윤석열 정부 탄생의 씨앗이 되었다. 조국은 2019년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그의 딸 조민의 의학전문대학원 편법 입학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적으로 책임질 불법행위가 드러난 것은 없다"면서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하지만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35일 만인 2019년 10월 14일 사퇴했다. 그의 사퇴가 자발적일 리 없다. 그를 끌어내린 것은, 민초(民草)의 ‘정의감에 기초한 분노’였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아스팔트 우파 애국시민이 그를 끌어내린 것이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의 기여는 없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그들은 무력한 웰빙족이었다.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업무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은 1심에 이은 항소심(2024. 2.8)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 판결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조국은 2024년 4월 총선에 뛰어들었다. “큰 불 일으키는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것이 출마변이다.
이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그는 3심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명천지를 활보하고 있다. 울산시장 관권 선거 개입으로 1심에서 ‘3년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는 조국 당에 입당해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상식과 공정’은 죽었다.
이러한 이유에서도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저 남의 일처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민의힘 비례대표 명단을 보면, ‘이념과 가치 지향’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현 상황을 위기로 보는 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불법 탈원전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운동가 강창호도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됐다.
좌파진영을 망라한 더불어 민주 연합 비례대표 후보 20명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도 전혀 다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4년 전 21대 총선 때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했던 이재명 대표는 이름만 바꾼 ‘통합형 비례정당’을 다시 만들었다. 위성정당은 ‘통진당에 뿌리 둔 이념세력의 국회 진출 계획’으로 압축된다. “자기 살려고 종북 통진당 세력을 부활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일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이재명은 철 지난 좌파이념이지만 이념을 붙들고 있다. 정당을 ‘이념의 유통업’으로 보면 국민의힘은 정당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은 추상이다. 발을 땅에 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의 목표 의석인 20번까지엔 ‘민주당 추천 몫 10명, 연합정치시민회의 추천 몫 4명, 진보당 추천 몫 3명, 새진보연합 추천 몫 3명’으로 구성됐다. 좌파진영을 망라하고 있다. 최종 명단에는 진보당이 추천했던 ‘장진숙’ 전 진보당 공동대표가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장 전 대표의 갑작스런 교체에는 2001년과 2012년 두 차례의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그녀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 등 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장 전 대표는 '주한미군 철수, 반미자주화 투쟁' 등의 문건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리고, 수령님과 장군님, 령도자 등 단어가 등장하는 이적표현물 파일을 다수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장진숙 사퇴는 여론의 역풍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 전대표는 물러났지만 그 뿌리와 몸통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들의 멘토라 할 수 있는 민주개혁진보연합 공동의장 조성우, 박석운 등은 “한미FTA 반대, 광우병 소고기 반대, 사드배치 철회, 후쿠시마 방류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이 추천한 좌파 재야 10명이 국회에 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명약관화하다. 이에 대한 대책이 국민의힘에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의 기막힌 면면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리스트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17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은 지난해 총리실에서 징계를 받고 강등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 과정에서 인적 사항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조사 마저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 취재(MBN)에 따르면,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접대' 의혹으로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서기관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 청년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당시 부대변인을 역임하면서 논평은 1건도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평을 쓰지 않은 부대변인이 당선권에 배치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런 그녀가 산전수전 다 겪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와 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미래 10번 후보 ‘김위상’ 한국노총대구지역본부 의장의 경우 면접도 없이 당선권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돼 심사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취재(TV조선)에 김 의장은 당초 국민의미래 공관위에 심사 서류를 제출했지만, 접수 자체를 거부당했다. 김 의장의 과거 전과 폭력과 공금횡령 등의 혐의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김위상 후보의 전과 등을 감안해 접수를 거부했다고 말해 그의 비례대표 탈락을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는 김의장의 이름이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10번에 올라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특혜 논란에 대한 국민의미래 공관위 관계자의 해명이다.
‘공금횡령이나 폭력 전과 부분’은 노조활동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자 결정에 면접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평가를 거쳐 노동계 인사를 영입했다”는 의미로 해석해 달라고 주문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에 더 이상 기대할 이유는 없다
그동안 일부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의해 ‘태극기 부대’라는 인격 모욕적인 대접을 받아온 아스팔트 애국시민은 더 이상 상처받아서는 안 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살아온 삶의 궤적이 최고의 훈장이기 때문이다. 집토끼의 홀대에 마음 상해서도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각 정파 몫으로 추천한 10명의 국회입성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다. 나약한 웰빙 국민의힘이 이들과 맞설 수 있을까?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운하가 참여한 조국개혁신당의 팬덤을 깰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고 선언해 자유대한민국의 ‘정신줄과 혼줄’을 단단히 부여잡은 애국세력인 ‘자유민주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자유민주당이 전국적으로 5%이상 득표해 비례대표 2명을 교두보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은 바뀔 수 있다. 우파 애국시민이 뭉쳐야 한다. “지역구는 국민의힘을, 비례대표는 자유민주당”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자유민주당을 지지하는 손가락 혁명이 대힌민국을 구하는 길이다.
폴리토크, 자유시민 정치평론
2024. 03. 20.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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