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경]법인세 인하가 ‘부자감세’라는 치명적 인식 오류 - 조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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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가 ‘부자감세’라는 치명적 인식 오류
정치는 ‘싸움을 말리고 그 나라의 내일을 튼실하게 하는 것’이다. 정치는 갈등조정과 미래 설계로 집약된다.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없는 싸움을 붙이고, 국가의 내일보다는 내 정파의 집권에 혈안이 돼 있다면 좋은 정치라고 할 수 없다.
국회의장의 중재에도 2023년 예산안 처리가 실패한 것은 여야가 핵심 쟁점인 법인세율 인하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인하를 ‘초부자감세’라고 강변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의 법인세를 이재용 회장이 ‘홀로’ 부담한다면 법인세 인하는 초부자감세가 맞다. 하지만 기업은 지분에 기초한 ‘계약의 복합체’로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다. 섬성전자 법인세는 삼성전자라는 우산 아래에서 활동한 모든 경제 단위가 십시일반으로 부담한 것이며, 이 회장은 조세법상 대표자일 뿐이다.
법인세를 인하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특정 기업은 그만큼 법인세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그 결과, 법인세가 인하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근로자에게 그만큼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할 여력이 생긴다. 같은 논리로 주주들은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납품업자는 더 많은 납품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법인세 인하의 혜택이 기업집단 총수에게 100% 귀속되는 것이 아니기에 초부자감세는 틀린 것이다.
국가는 당장 법인세수가 줄어들 수 있지만 법인세수 감소분만큼 근로자·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추가로 소득이 배분되기 때문에 ‘근로소득세, 배당소득세’ 증가 등의 형태로 정부 세수는 보전된다. 한편 법인세율 인하는 외국 기업의 진입을 유발한다. 자본이 어느 나라에서 둥지를 트느냐는 결국 그 나라가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툭하면 노조가 파업하고 법인세율이 다락같이 높고 거미줄 같은 규제로 기업활동을 옥죄고 있다면 그 나라로 기업이 들어갈 리는 없다.
민주당은 ‘우파정부 감세정책 실패’를 들어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역사적 경험을 소환할 필요가 있다. 2018년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2.7%)은 오히려 미국(2.9%)보다 낮았다. IMF 외환위기, 메르스 사태 등 외부 요인에 의하지 않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우리 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미국 간 성장률 역전을 가져온 것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문재인·트럼프 행정부의 조세정책의 차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증세를, 미국은 2017년 12월 대규모 감세를 단행했다. 한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2007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0개국이 법인세를 낮췄지만 한국은 역주행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낮췄다. 증세와 감세의 엇갈린 길이 성장률 역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파정권의 감세 실패’가 아닌 ‘좌파정권의 증세 실패’가 진실인 것이다.
정의당도 법인세 인하를 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있다. 정의당은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받은 과표 3000억원 초과 법인은 단 103개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법인 91만개 중 0.01%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들에게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관은 충격적이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는 0.01% 기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줌)’은 오용되고 있다. ‘억강’하면 저절로 약한 것이 보강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앞서가는 기업을 누르는 선진국은 이 지구상에 없다. 거대한 미국을 이끄는 기업도 따지고 보면 불과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민주당은 혁신, 역동, 기업가정신에 대한 기초적 이해조차 부족하다. 성공을 처벌하는 사회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출처- 헤럴드경제 2022. 12.21[칼럼]
<원문>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1221000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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