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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3不 규제 없애야 대학이 산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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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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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최근 대학의 등록금 책정 권한을 규제한 고등교육법 제11조가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헌법재판소에서 다투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등교육법 제11조는 등록금 책정 권한을 부정한 조항이다. 이 법으로 정부는 등록금 책정에 관한 검토 권한을 갖고, 대학은 어떤 경우에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를 초과해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다.

정부는 ‘공정’이란 이름으로 △기여입학제 금지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도 금지라는 이른바 대입 3불(不)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3불 정책이 시행된 지는 25년이 넘었고, 등록금 규제도 15년 가깝다. 득표를 위해 여야가 따로 없었고, 누가 집권해도 등록금 규제와 대입 3불 정책은 요지부동이었다. 수십 년간 악화해온 인기 영합 정치는 대학교육이 무너져도 변함이 없었다.

202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회원국 평균(48%)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고등교육 이수자의 고용률은 80%로 OECD 평균(87%)보다 낮다. 2023년 성인 문해력·수리력·응용력 검사 결과, 각각 249·253·238점으로 모두 OECD 평균 이하이다. 특히, 문해력 1단계 이하의 비중이 31%로 OECD 평균(26%)보다 높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대학을 졸업하고도 그냥 놀고 있거나, 부실한 교육으로 인해 문해력·수리력·응용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대학 규제 정책의 성적표다.

대학 등록금은 학부모들의 커다란 고민거리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더 큰 문제를 만든다는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들었다. 고등교육법 제11조는 대학등록금 인상률을 소비자물가를 기준으로 규제했기 때문에 새롭게 변화하는 분야에 대한 교육 및 연구 투자를 억제하고 교육 시스템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대학은 시간제로 강의만 하는 이들을 이런저런 이름으로 채용하고, 교원의 처우는 악화시켰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알고 보조금을 미끼로 대학을 줄 세웠다. 정부는 정원 외로 외국인 학생을 입학시키는 편법을 썼으나, 이것도 교육을 망가뜨리고 있다. 일상적 언어 소통도 안 되는 외국 학생들을 우리나라 학생들과 함께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은 서로 토론하고 다양성을 익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심지어 시험 문제를 한국어와 외국어로 치러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

미국 하버드대는 연소득 2억8000만 원 이하 가정은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기부금 입학제가 대학의 재정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본고사 금지로 학생들의 실력이 하향 평준화됐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됐다. 고교등급제 폐지와 다양한 입시를 강제하는 정책으로 고교 3학년 중 우수한 학생들은 공부하지 않고 스펙을 쌓는 데 집중한다. 이런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면 수학능력이 떨어져 고통받는다.

더욱이 학급 내의 학력 편차가 커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그동안 인기 영합 정책으로 국민의 피해가 너무 커졌고, 규제의 부작용은 분명해졌다. 사회주의국가들이 무너지는 길을 우리도 걷고 있다. 각종 교육 규제를 철폐하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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