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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근 칼럼]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오지랖’이 건드린 외교 역린(逆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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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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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확인 안 된 '가짜 영상' 인용해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상흔 건드려

'개별적 희생'을 '민족 말살 범죄'와 동일시...위험한 논리 비약

위안부 문제까지 끌어들인 무리한 비유, 국익은 없고 'SNS 정치'만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하 이재명)은 10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군 추정 인물들의 살해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 봐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명이 공유한 영상에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병사’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사람을 옥상에서 던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이스라엘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한 뒤 옥상에서 던졌다”며 “그들은 스스로를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부른다”고 힐난했다.  

 이재명이 인용한 'Jvnior' 계정은 “1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X 계정으로, 스스로를 팔레스타인 관련 콘텐츠 제작자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하여 극도로 편향된 반(反)이스라엘 성향을 서슴지 않았기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동(同) 계정을 ‘반(反)이스라엘 허위정보 유포’의 발원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이 이 같은 극단적 계정을 인용한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시점과 대상’이 사실이 아닌 가짜 동영상

 'Jvnior'는 해당 영상을 ‘실시간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올렸으나, 실제로는 2024년 9월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발생한 과거 영상이었다. 해당 계정은 영상 속 인물을 ‘고문당한 아동’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교전 중 사망한 성인 무장 대원의 시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재명이 공유한 동영상은 ‘시점과 대상’이 사실이 아니다. 쉽게 말해 가짜뉴스이다. 대통령 SNS 발언은 개인 의견이 아닌 국가 메시지로 받아 들여지기에 정보의 ‘출처와 진위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영상 사진 등은 진위가 밝혀지기 전에는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이재명은 이런 신중함을 걷어찼다.

 

이스라엘의 역린을 건드린 이재명

이재명이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유태인 학살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판한 대목’이 이스라엘을 강하게 자극했다. ‘결과적’으로 이재명의 발언은 “이스라엘의 전시 살해가 나치의 유대인 살해와 다를 바 없다”는 취지로 읽힌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이스라엘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이재명의 발언이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추모일’ 직전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인도적 견지에서 ‘민간인 피해와 국제인도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비판할 수는 있으나, ‘홀로코스트, 위안부 문제 같은 역사적 상흔’을 도매금으로 건드리지는 말았어야 했다. 요단강 서안지구 전투에서의 희생과 홀로코스트 그리고 위안부가 동일 평면에서 논의되는 것 자체가 논리 비약이다. 역사 비교에서는 맥락이 중요하며, 또한 ‘비례성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   

 이스라엘은 “이재명이 유대인 600만명이 희생된 홀로코스트를 상대적으로 사소한 사건으로 만들었다”고 항의했다. 그들에게는 충분히 그렇게 읽힐 수 있다. 전투과정에서의 군인 또는 무장세력이 살해된 것이, ‘한 민족의 씨를 말리려 한 홀로코스트’와 같은 무게일 수 없다.  

 갑자기 ‘위안부 문제’가 튀어나온 것도 이해불가이다. 역사적 상흔, 역사적 집단기억을 건드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일본이 보는 위안부 문제와 한국이 보는 위안부 문제는 별개로 존재한다. 더불당은 위안부 할머니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정의연대’는 회계투명성 부족으로 수사받고 처벌을 받기도 했다. ‘위안부의 강제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은 상처를 보듬기는커녕 갑자기 상처에 소금을 뿌린 셈이다.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중동 전쟁 와중에 대통령이 SNS로 이스라엘과 직접 충돌하는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을 돕는 행위’를 한 것이다. 이란 뒤에는 중국이 있다. 이재명의 중국을 향한 '셰셰'로 비칠 수도 있다.  

 한국은 지난 3월 15일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일본은 일본의 평화헌법을 적시하면서 파병에 응할 수 없음을 설득했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미국을 돕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SNS가 무슨 공문이라도 되냐”고 힐난했다. 미국과 이란간 종전 협정이 체결된다면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어떤 발언권도 갖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의 트럼프 해군파병 거절, 안규백의 조롱과 힐난, 여기에 이재명의 이스라엘 비난”이 그 근거이다.

 이재명은 인권을 말할 수 있지만 “사실확인, 역사해석, 표현수위, 국익에 미치는 영향, 외교적 파장”을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이재명은 인권을 말하지만, ‘주변 인물의 의문사’에는 입을 닫고 있다. 

 이재명이 왜 그리 조급하게 X에 글을 올렸을 가? 지금이 X계정에 이재명의 이름을 올리는 최적의 시간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그는 조급했다. 그리고 그는 부레랑을 맞고 있다. 트럼프대통령의 ‘SNS 정치’를 흉내낼 일은 아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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