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있는 불량 규제’가 첫 과녁[포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본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 발표한 ‘재정모니터’ 4월호를 통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앙 및 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을 54.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56.7%)에 비해 2.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부채는 줄어들지 않았다. 한국의 명목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높아져 GDP 대비 비율이 개선된 것이다. 인공지능(AI) 물결에 올라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성장률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최선의 경제정책은 ‘기업하기 좋은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전봇대’와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고, 기울지 않고 균형 잡힌 운동장을 만들어 넓게 쓰면 된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었다. 고무적이지만, 총 구성원이 60여 명으로 매머드급인데 그중 ‘민간 규제 전문가’는 26명뿐인 가분수 조직이다.
역대 정부는 다양한 이름으로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규제개혁’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국민과 기업의 현장 체감도는 낮고 혁신 성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규제개혁 실패는 루틴(routine)이 되다시피 했다. 이재명 정부는 기존 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을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규제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용어도 규제 완화 또는 규제 개혁 대신 가치 중립적인 ‘규제 합리화’로 정했다.
그 ‘방향성’은 이미 알려져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위해서는 한국형 갈라파고스 규제를 없애는 게 제1순위다. 갈라파고스 규제는 국제표준이나 주요국의 제도 흐름과 어긋나는 불량 규제를 가리킨다. 대한상의는 2022년 규제 샌드박스 승인 과제 184건을 분석, 그중 88%가 ‘해외에서는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어려웠던 사업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지식에 밝은 재계의 요구는 번번이 무시됐다. 좌파 정부에서 만들어진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멀다. 노사관계가 아닌 도급계약에서 ‘사용자성(性)’을 지렛대로 단체협상을 의무화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
핵심 산업은 글로벌 기준에 맞게 규제 수준을 재점검하고, ‘꼭 필요한 규제인지 당국이 스스로 설명하고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필요한 부분만 사후 관리하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헌법 제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이다. 사문화시켜서는 안 된다. 신산업 분야는 미래규제지도를 통해 단계별 규제 이슈를 사전에 예측·정비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현행 규제는 ‘전통 기술 및 사람 중심’으로 설계돼 로봇 활용을 사실상 금지한다. 로봇 분야 신산업 규제 합리화 로드맵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규모별로 오랜 기간 고착화한 획일적 규제 기준을 합리화해 ‘기업이 커질수록 규제 부담이 커져 기업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피터팬증후군이 한국 경제를 주저앉힌다. 사후 규제영향평가를 도입해 기존 규제의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일몰 규제를 원칙으로 해야 옳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