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칼럼] 김용범 정책실장의 왜곡된 경제인식과 가벼운 입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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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본문
AI 호황에 편승해 '국부펀드·국민배당금' 숟가락 얹으려는 김용범의 가벼운 언사
노조는 과도한 성과급 요구, 정부는 초과세수 생색… 시장 활력만 다 죽일 뿐
회사법도 무시한 독선적 발상, 제2의 삼성전자 키우지는 못할망정 껍데기만 남길 텐가
2026년 5월 11일 김용범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 "차원이 다른 나라: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이라는 제목의 약 7400자 글을 올렸다. 칼럼 분량이 통상 2000자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긴 글이다. 정독하려면 인내가 필요한 글이다.
김 실장의 문제의식은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국민배당금 -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소제목 내용이다. 논란의 키워드는 "AI·반도체 호황 → 역대급 초과세수 → 국민배당금/공동기금식 환원 논의"다. 그는 "초과세수 기반의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김 실장의 글이 블룸버그를 통해 소개되자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SNS에 올린 글이지만 그가 현직 정책실장이기에 파장이 컸다.
일이 커지자 김 실장 본인과 좌파 매체는 "기업 이익 환수가 아니라 초과세수 활용"이라고 두둔했다. 경향신문은 김 실장 발언의 진의는 "기업 이익 직접 환수나 신규 증세가 아니라, 기업 실적 개선으로 예산보다 더 걷히는 법인세 등 초과세수의 용처에 대한 숙고"였다고 두둔했다. 또 "그 용처의 후보로 청년 자산 형성, 농어촌 기본소득, AI 전환 교육, 노령연금 강화 등"이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항의서한 보낸 청와대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발언을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초과 이익' 처분 및 과세로 해석해 보도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본질은 "외신의 보도가 아니라, 시장에 민감한 메시지를 충분한 검토 없이 내놓은 김 실장의 왜곡된 인식과 가벼운 입놀림"이다.
청와대의 항의서한은 일을 더 꼬이게 한 것이다. 국내 언론을 대하듯 외신을 대한 것이다.
김용범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초과이윤'과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나온다. 그리고 그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모델로 제시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블룸버그가 의도적으로 김 실장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용범이 직접 붙인 '국민배당금' 네이밍(naming)
김용범 정책실장이 올린 페이스북의 해당 부분을 인용한다.
"이 글에서는 그 원칙에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핵심은 개별 프로그램이 아니라 원칙이다.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이것이 설계의 정당성이자 원칙이다."
독선적이고 위험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기에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그의 사고에는 '반기업 정서와 사회주의 망령'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개인은 사라지고 사회만 남는다. 그리고 과정은 생략되고 오로지 결과만 남는다.
삼성전자에 정치권이 먼저 빨대를 꽂는 꼴
김용범 실장이 언급한 '국민배당금제'는 삼성전자의 이익 처분 과정에 정부가 빨대를 꽂겠다는 것이다.
회사법의 시각에서 영업이익은 '주주의 몫'이다. 전체 매출에서 '계약에 의한 의무 지출을 차감한 잔여분'이 영업이익이기 때문이다. 주주가 최종적인 '위험부담자'로 인식되는 것은 주주의 청구권이 제일 후순위이기 때문이다. 남는 게 없으면 주주 몫은 없다. 이익 처분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익 처분을 주총이 아닌 단체협약으로 옮기겠다"는 것으로 회사법과 충돌한다.
이사는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사회가 '합리적 논거를 갖지 못한' 영업이익 15% 할당이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이 훼손된다면 주주들은 이사회에 대해 배임죄를 물을 수 있다. 그리고 노조의 과다한 보상으로 배당이 줄어 주가가 하락하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넓혀진 개정된 상법에 의거 '배임죄'로 피소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급한 전체 주주 배당금은 11조 원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이번에 요구하는 성과급은 총 45조 원으로 1인당 6억 원에 이른다. 천문학적인 보상이 '노조의 기여'가 아닌 'AI 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만들어 낸 것이라면 노조는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생색을 내지 말아야 한다. 노조가 설칠수록, 정부가 완장을 차고 생색을 낼수록 시장의 활력은 사라진다.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에 기대어 '국부펀드를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하기 좋은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제2, 제3의 삼성전자 같은 초우량기업이 만들어지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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