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 칼럼


증시에 가린 좀비기업과 세금 일자리[포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른사회 댓글 0건

본문

정부 정책에서 ‘진실 외면’과 ‘통계적 착시’는 층위가 다르다. 통계적 착시는 ‘숫자’를 오독한 것이지만, ‘진실 외면’은 숫자가 가리키는 불편한 구조를 보지 않은 것이다. 후자는 교정할 수 있지만, 전자는 ‘실패’로 귀착된다.

고용은 ‘양과 질’ 모두를 봐야 한다. ‘질의 관점’에서 일자리는 ‘세금에 기여하는 일자리’와 ‘세금으로 유지되는 일자리’로 구분된다. 최근 한국의 고용 특징은 민간 생산부문, 특히 제조업 고용은 정체·감소하는 반면 복지·보건·공공서비스 관련 고용은 증가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후자의 증가분으로 전자의 감소분을 가리고, 고용이 추세적으로 ‘순증(純增)했다’고 진실을 호도한다. 이처럼 국가가 포퓰리즘에 포획되면 ‘부채’가 쌓일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기준 전체 취업자는 2912만 명,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으로 대별되는 상용근로자는 167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00명 줄었다. 상용근로자 감소는 1999년 12월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상용근로자 ‘절대수 감소’는 그동안 못 본 명백한 ‘위기 신호’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3만4456개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5.4%)보다 0.8%P 올랐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은 38.5%에서 39.9%로 높아져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코스피지수가 꿈에 그리던 5000을 넘어 8000을 터치했고, 기업의 수익성이 주가에 반영됐을 텐데 좀비기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유는 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추정 코스피지수는 ‘코스피×(1-두 종목 시총비중)’이다. 지난 5월 26일 코스피는 8047.51로 종가 기준 처음으로 8000선을 넘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48.78%이었다. 따라서 ‘8047.51×(1-0.4878)=4121.9’이다. 삼성·SK 두 종목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4100 수준으로 낮아진다. 우리가 직시해야 할 숫자는 ‘4100’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기금적립금은 1610조4000억 원이고, 지난 2월 기준 자산 포트폴리오상 국내주식 비중은 24.5%이다. 국민연금이 ‘1610.4조 원×0.245=394.5조 원’을 보유해 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액수만큼 ‘인위적’으로 코스피지수를 부추겨 왔다는 얘기다. 5월 28일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말 기준 목표 비중을 ‘국내주식 20.8%’로 의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이 국내주식 비중은 여전히 비상식적으로 큰 수치다. 기금위원회는 국내주식의 목표 비중 논거로 ‘상법 개정 등에 따른 국내주식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리밸런싱이 불러올 시장 충격 회피’를 꼽는다.

국민연금이 한국 기업의 주식을 일정 부분 보유할 순 있다. 하지만 이는 최선의 자산관리 차원 결정이어야지, 자본시장 부양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아니다. 최근의 자본시장의 ‘영끌, 빚투’는 국민연금이 투자자에게 결과를 책임져줄 것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대 반도체 시총을 제외한 코스피는 ‘4100’이란 현실을 외면한 채 ‘8000’이라는 ‘거품’에 취해 좀비기업 비중 최고치를 못 본다면 ‘세금 내는 일자리’ 창출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4373)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48, 용산전자오피스텔 913호 ㅣ 고유번호증 : 110-80-02230
TEL : 02-741-7660~2 l FAX : 050-4239-7660 l E-MAIL : cubs@cubs.or.kr
COPYRIGHTⓑ 바른사회시민회의. ALL RIGHTS RESERVED.